중견 건설사들이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한 신규 먹거리로 호텔부터 편의점, 상가임대, 사우나까지 진출하고 있어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한 실적악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에 따르면 중견 건설사들이 긴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한 종목만으로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아래 장기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한 신사업으로 호텔과 유통, 상가임대, 사우나 운영 등 사업다각화 발굴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성적이 없어 표정이 밝지는 않을 뿐 아니라 경험이 수반되지 못한 무리한 사업 확장이 실적악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33년간 임대주택 건설·운영이란 외길을 걸어온 부영은 최근 호텔·리조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무주덕유산리조트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는 부영은 지난해 7월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부영호텔&리조트를 개장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문단지 내에 4개의 호텔을 추가로 개장할 계획이며 서울 중구 소공동과 성동구 성수동에도 호텔 건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에는 지방공기업으로 설립된 오투리조트를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 66위인 중견 건설사 요진건설산업도 ‘일산 요진 와이시티’ 복합단지 내 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요진건설산업은 현재 용지 매입을 마친 상태로 올 상반기 중 착공할 예정이다. 호텔은 지하 4층~지상 25층, 총 250실 규모로 지어진다.
유통 방면으로도 건설사들의 사업다각화가 진행 중이다. 서희건설도 지난해 9월부터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다. 개인 운영 편의점을 인수해 유통사업을 시작한 서희건설은 가맹점 수를 96개에서 140개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가맹점주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한 ‘독립형 편의점’이라는 차별화된 요소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호반건설은 상가 임대운영 모델을 개발해 ‘아브뉴프랑’을 론칭하고 판교와 광교에서 상가를 운영 중이다. 신세계건설의 경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놀이공원 같은 '유원(遊園) 시설업'과 고급 사우나업 등을 새 먹거리로 추가했다. 이처럼 건설업체들이 본업인 건설에서 벗어나 신 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주택사업만으로는 국내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대책과 그로인한 금융권의 대출심사 강화 등 정부정책에 따라 매출이 좌지우지되는 포트폴리오로는 회사를 유지하기는 힘들다”며 “재개발·재건축 뿐 아니라 건설과 무관한 분야로도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 수익구조 면에서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