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임신부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통계를 CDC에서 발표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CDC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 결과 지카 바이러스 감염 판정을 받은 임신부 현황을 새로 집계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12일 기준으로 집계된 감염 임신부 가운데 157명은 미국 본토에 살고 있고 나머지 122명은 푸에르토리코를 비롯한 미국령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로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지카 바이러스는 소두증을 비롯한 태아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DC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 가운데 유산되거나 신생아의 선천적 이상이 발생한 사례는 "미국에서 추적된 경우를 기준으로 10여 건 미만"이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카 바이러스는 지난해 브라질과 콜롬비아 같은 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30여개 국가에서 이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 증세가 발견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CDC의 이번 집계를 보고받은 뒤 의회가 지카 바이러스 대응 예산 등이 포함된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고 공황상태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심각하게 대처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의회는 나에게 (지카 바이러스 대응) 법안을 가져다줘야 하고, 그 전에 휴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은 지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약 19억 달러(약 2조3000억원)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지만, 야당인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소극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