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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30도. 영하 10도의 서울을 막 벗어나 착륙한 캘리포니아, LA 근교의 산타모니카엔 겨울이 없었다. 엄밀히 말하면 그곳도 겨울이지만, 2월부터 이렇게 더운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곧 시작될 노던 트러스트 오픈을 치르기 위해 이곳에 모인 전 세계 각국의 선수들에게 이런 날씨는 어떤 변수가 될까. 미 동부에도 폭설이 내렸다는 그날, 산타모니카 해변은 공휴일을 맞아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주말에 열리는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는 로리 맥길로이와 조던 스피스, 두 라이벌이 동시에 출전한다. 올해 첫 맞대결. 조던 스피스는 이미 2015~2016 시즌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한 터, 그동안 EPGA(유럽 프로골프) 투어에 집중하던 로리 맥길로이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까? 골프 대회가 열리는 한 주간 골프 코스는 내내 복작거린다. 선수들은 연습 라운드를 치르고, 프로암(프로와 아마추어가 짝을 이뤄 나서는 경기)이 정규 라운드에 앞서 열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4일간의 실제 경기가 펼쳐진다.
이미 도시에 집합한 몇몇 선수가 다음 날 저녁, 산타모니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컬버 시티로 모였다. 나이키는 올해 무려 16명의 새로운 골프 선수와 계약했다. 그중엔 경기를 보는 즐거움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호쾌한 장타자 브룩스 코엡카와 토니 피나우가 포함되어 있다. 그들과 함께 기존의 제이미 러브마크, 스캇 핑크니, 패트릭 로저스까지 5명의 창창하고 젊은 상위 랭커들이 이곳의 넓은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냈다.
‘Modern Look of Golf’ 이벤트를 시작하며, 나이키 골프 글로벌 어패럴 부사장인 메리트 리처드슨은 자신감이란 표현을 유독 강조했다. 매번 시원한 스윙을 팡팡 날리며 경기가 잘 풀린다면 자신감이 샘솟겠지만, 수많은 갤러리가 한 사람을 계속 따라다니며 지켜보는 골프 코스에서, 그리고 지름 108밀리미터의 작은 홀에 공을 집어넣어야 하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환경에서, 모양이 맘에 들지 않거나 스윙에 방해가 되는 옷을 입었을 때의 불편함이 생긴다면, 그것은 한 팀이라면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는 단체 경기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종류의 감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