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 불가리, 태그호이어와 같은 럭셔리 액세서리 브랜드들이 유로화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이 인상됐다.
지난해 보석이나 귀금속 제품에 대해 개별소비세 과세 기준을 200만원에서 500만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했다. 이후 시계나 명품 가방은 가격 인하 효과가 없어 다시 세금 부과 기준을 200만원으로 낮췄지만 이를 피해간 귀금속 브랜드들이 올 혼수시즌을 앞두고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고 있다.
패션업계와 시중 매장에 따르면 태그호이어를 비롯한 티파니, 불가리 등이 3월 이후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다음달 21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5% 가량 인상할 계획이다. 태그호이어 시계는 저렴한 라인이 200만원 안팎이고 700만원대가 넘는 제품도 있다. 실제 체감 인상액은 20만~3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귀금속 브랜드 불가리는 3월 1일부터 반지와 시계 등 일부 제품 가격을 5% 정도 올렸다. 시중 매장 직원들은 "1일부터 가격이 올라간다"면서도 "세금 문제 때문에 200만원 이상 제품들의 가격이 주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티파니나 까르띠에 등 결혼 예물로 인기가 높은 귀금속 브랜드도 조만간 가격 인상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표면적으로 유로화 상승을 가격 인상요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불가리나 티파니 등 귀금속류 브랜드의 경우 세금 감면 효과를 봤지만 다시 유로화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슬그머니 올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8월 귀금속·보석·시계 등 사치품에 붙는 개별소비세 기준을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완화했다. 정부는 제조업자나 수입업자들이 세금을 면제받으면서 소매가격을 내릴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가방이나 시계 판매자들이 소매가격을 내리지 않고 자신들이 이득을 취하고 있어 시행 3개월만에 시계나 가방, 사진기 등에 대해서는 개소세 과세 완화 조치를 취소했다.
단 귀금속, 보석, 모피는 실제 가격인하 효과를 얻었다며 기존대로 500만원을 초과한 제품에 대해서만 개소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귀금속 업체들이 정부가 개별소비세 완화 기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후 올 혼수 시즌을 앞두고 갑자기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들은 정부 정책에 반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